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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적인 모습을 보이면서까지도 책에 대한 집착을 숨기지 않았던 비담이었지만 스승인 문노가 자객에 의하여 불의의 피습을 당하자 책은 아랑곳 하지 않고 살리기 위해서 애쓰려는 눈물 뜨거운 사제지간의 애정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착한것인지 악한것인지 종잡을수 없는, 상황에 따라서 자신의 감정이 매우 변화무쌍한 비담의 모습은 드라마 회수가 거듭될수록 매우 흥미롭다. 이런 비담이 어느 소설 책에 나오는 인물과 닮았다는 것이 문득 떠올라서 한번 소개해볼까 한다. 


확실히 그 소설책에 인물은 현재 '선덕여왕'의 비담의 성격을 만든 롤모델인듯 하다. 성격이나 재능, 심지어 성장배경까지도 비슷하게 닮아있다. 아마 이 글을 읽기전에 무협지 매니아라면 눈치채고 계셨을 지도 모르겠다. 김용의 무협소설인 영웅문 제 2부 '영웅의 별' (신조협려) 에 등장하는 양과가 비담과 닮은꼴이다. 


영웅문은 어떤소설?
작가 김용이 집필한 영웅문은 몽고의 별, 영웅의 별, 중원의 별, 총 3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선 각 부마다 6권으로 출판되었다. 책의 양만큼 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많은 사건들이 얽혀있으며 방대한 스토리가 진행되는 스케일상 실로 대하소설이라고 불릴 정도이다. 영화와 무협드라마 그리고 경극에까지 아직까지도 중국인에 의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양과와 소용녀, 2006년판 신조협려입니다. 가장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왼쪽부터 황용과 그녀의 딸 곽부입니다. 황용은 양과에게 무예대신 귀결만 가르쳐 양과가 무예를 모르는 것은 노력을 안하기에 그랬다고 사람들을 속였고, 곽부는 어머니의 사랑만을 받으면서 제멋대로 자라서 후에 여러번 구해준 양과의 팔을 화를 못누르고 자르게 됩니다.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욕을 먹는 인물이기도 하죠.
곽양입니다. 위 사진에서 황용이 안고 있는 아기가 이렇게 커서 양과 앞에 서게 됩니다. 언니와는 다르게 심성이 착하고 양과를 매우 좋아하게 되죠. 후에도 그에 대한 연모를 잊지 못하고 평생 혼자 살면서 아미파를 창시하게 됩니다.

우선 비담과 닮은꼴 모델인 양과는 2부에 등장하는 주인공이지만 그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1부에 대한 설명을 조금은 해야겠다. 때는 남송말, 함께 힘을 합쳐 요나라를 무찌르자 금나라가 송을 밀어내고 북쪽의 중국을 지배할 때이다. 곽소천과 양철심 두 의형제가 있었다. 그러던 중 그 둘의 아내가 동시에 임신을 하게 되었다. 자식을 낳아서 둘 다 아들이면 의형제, 둘다 딸이면 의자매, 그리고 성별이 다르면 결혼을 시키겠다고 서로 약속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한 부상당한 자객을 양씨성을 가진 아내 포석약을 몰래 구해주었다. 하지만 그 자객이 금나라 왕자였을 줄이야... 포석약의 도움으로 살게된 금나라 왕자는 도망간 후에 병사들을 보내서 곽씨, 양씨 의형제를 죽이고 포석약을 데려간다. 그 일대에서 소문난 미녀였기 때문에 그도 부상중에 그녀에게 한눈에 반해버렸기 때문이다. 곽씨 부인이 낳은 아들은 곽정으로 후에 좋은 스승을 만나서 올바르게 자라지만 금나라 왕실에서 길러진 양강은 무엇이든지 모자람 없이 자랐으며 후에 금나라의 권세에 눈이 멀어서 출생의 비밀을 알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원수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그리고 목염자라는 한 여인을 겁탈하여 양과가 태어나게 되었다. 시작부터 불운한 출생, 과(過) 또한 아버지의 잘못을 본받지 말고 그것을 고치라는 의미로 곽정이 지어주었다. 아버지는 악행만 저지르다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고, 어머니는 병들어 일찍 죽어버려서 고아로 구걸을 하면서 떠돌던 그를 곽정이 발견해서 도화도로 데리고 가면서 2부, 양과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 그럼, 양과와 비담이 어떻게 서로 닮아있나 한번 살펴보자. 

오랫만에 재회한 양과와 소용녀, 하지만 이미 오른팔 하나가 잘려있습니다.

소용녀가 슬퍼하고 이렇게 자주 눈물 짓는 원인중 대다수가 곽부의 짓이기도 하죠. 2006 신조협려를 보신분이라면 유역비의 아름다움에 다들 반할것이라 생각됩니다.^^


비담 vs 양과 서로 닮은 꼴 찾기

불운한 태생과 신분
양과는 세상에 버려진 아이이다. 송나라 인으로서 환영을 받을 수 없는 아버지의 신분과 악행으로 어린시절 어디서든 환영받지 못했던 아이이다. 만약 양강이 악행을 저지르다 죽지만 않았어도, 금나라가 멸하지 않았더라면 황족이 되어 살 신분이다. 하지만 고아로 매우 불행한 삶을 시작한다.   

비담은 어머니인 미실에 의해 정치적으로 이용된 아기였었고 진지왕에게 설득의 가치가 없어지자 바로 매정하게 버림당하고 만다. 그 또한 진골귀족으로서 진지왕이 폐위가 되지 않았더라면 그 다음 왕실 후보 1순위는 당연히 그의 것이었다. 그 역시 마찬가지로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문노에 의해서 키워지게 된다. 

성격
둘다 사내로선 경박스러운 부분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 앞에서 천진난만한 행동을 보여주기도 하고 속으론 모든것을 계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연기를 한다.  또한 사람들 부아 돋구는 것은 둘다 일품이다.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자존심은 어느 누구보다도 강하며 나름 의협심이 있다. 양과는 황용을 구하려다가 온몸에 부상을 입고도 황용의 딸인 곽부에게 칼로 한쪽 어깨를 베여서 외팔이 양과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가 속사정을 모두 말하지 않고선 자존심을 건드린 곽부에게 지지않고 이죽거렸기 때문이다.

비담의 자존심도 만만치 않다. 비담이 삼한지세의 책에 대해서 그렇게 집착하는 것에 대해서 단순히 그의 욕심이나 야망으로 속단하기엔 어려운 일이다. 그가 어린시절부터 사부와 함께 따라다니면서 이야기 했던 그 책, 자신에게 주겠다고 한 그 책, 그 책이 본인이 아닌 다른사람에게 가는것이 무척이나 억울하고 자존심히 상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아서는 앞으로의 권세나 미래를 내다본 그 책의 용도보다는 그 책 자체가 남에게 가는것이 더 용납이 안된다고 봐야하는 것이 옳은듯 하다. 

재능
한번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 있다. 온갖 악행만 저질렀던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것이 두려운 황용은 온갖 핑계를 대면서 양과에게 무예를 가르치지 않았고 그 후에 다른곳으로 보내서도 마찬가지 였지만 소용녀를 만나면서 무예를 제대로 배우고 실력은 일취월장하게 된다. 또한 무예를 안가르치고 글만 암기시켰던것을 몇년이 지나도 잊어먹지를 않아서 다양한 무공을 습득하게 된다. 임기응변능력이나 남의 무공을 보고도 금새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은 최고이다.

비담 또한 그런 재주를 뽐낸다. 그의 인물 품성을 우려하여 가르치지 않은 궁극의 무술을 비담은 비재에서 위기가 처하자 그 무술로 보종을 물리친다. 사부인 문노가 수행하는 장면을 몰래 훔쳐보기만 하고선 익힌 무술인 것이다. 


해피엔딩의 양과, 불운한 끝을 암시하는 비담
하지만 양과는 숱한 죽을 고비를 넘기며 수 많은 고초와 설움을 받으며 심지어는 한쪽 팔을 잘림에도 불구하고, 의협심이 강한 협객으로 변모하게 된다. 그리고 생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소용녀와 16년만에 재회를 하고 몽고로부터 양양성을 막는것에 큰 공을 세우면서 사랑도 찾고 명성도 드높이며 행복한 결말로 끝이 난다. 


그러나 비담은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아서는 그다지 밝은 결말을 기대하기엔 무리일듯 하다. 이미 역사적으로도 난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고 그가 만회하기에는 상황은 점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있는 덕만공주는 오직 김유신에게만 마음이 팔려있는 상태이고 미실은 비담이 자신이 버린 아들임을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겉으론 매우 차갑게 대한다. 그 와중에 사부인 문노는 어렸을 적 책을 구하기위해 사람들을 모두 죽였던 비담의 행각을 떠올리면서 마음의 문을 닫고 무엇이든지 안된다고 막기만 한다. 심지어 그래도 자신을 제일 아껴주는 문노가 자신과 결투중에 암기에 당해서 죽게 되었으니 그는 이제 다시 세상에 버려진 고아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문노는 죽기전에 국선의 자격으로 제자로서 화랑임을 인정하는 서찰을 주면서 화랑이 되어서 덕만공주와 김유신을 도우라고 하지만 예고편을 보아선 쉽게 그리되진 않을듯 하다. 자신의 어머니인 미실을 왕으로 세우려는 장면을 살짝 노출하였기 때문이다. 정 붙일 곳 없이 혈혈 단신으로 일그러진 세상에 맞서 싸우고 있는 비담, 갈수록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도 외로울 수 밖에 없는 불우한 인물인 것이다.

  
Posted by 미케미케